기억을 더듬어.

버드나무 : - 2006, 2007 -|2007/12/24 21:18

상데쥬 2012. 2. 1. 01:57

가슴으로 느끼는 구절이라면, 여전히 스가와라미치자네가 친구에게 바친 뇌가일 것이다.

괜찮아하는 시구라면, 소위 미노타우르스 수능사건에서 나왔던 백석의 시 대목일 것이다.

전편을 기억할 수 없지만 마음이 말을 넘어설만치 감동했던 부분이라면,

자신의 약속을 지켰던 타케시, 그리고 비밀이라면 비밀을 드러낸 수퍼마켓 천황이 있던 만년원년의 풋볼 부분일 것이다.

굳이 외우고 싶어 외웠고, 되뇌이고 싶어 되뇌이던 것이라면, 하드리아누스의 만년의 시구일 것이다.

터키에서 발견된 그의 석상에 너무나 마음이 설레었던 것은, 그의 영원성 때문일 것이다.

결국엔 나의 마음을 노래에 기댈 수 있도록 한 것은, 강력하게 나를 밀어넣어 주었던, 세상의 끝~ 의 대니보이 대목일 것이다.

여전히 가슴이 아파서 끝까지 펼 수 없는 것은 옷가지를 펼쳐올린 개츠비 때문일 것이고,

닫아 버리고 눈을 감을 것 같다가도 다시 펼 수밖에 없는 것은,

뒷사람들의 순수한 웃음을 남기고 간, 스스로 힘이 빠지고는 그러면서도 기분 평안해했을, 히드클리프의 상실일 것이다.

어느 한 당시에는 실감 못하던 것이 있었다.

자신의 전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모인 데서는 정작 엉뚱한 나에게 추천이 들어온 것에

그렇게 크나큰 가슴의 상처를 입었던 친구의 마음이 너무나 잘 이해된지도 꽤나 시간이 흘렀다.

햄릿이 말했다.

Why, let the stricken deer go weep,

The hart ungalled play;
For some must watch, while some must sleep:
So runs the world away.
Would not this, sir, and a forest of feathers-- if
the rest of my fortunes turn Turk with me--with two
Provincial roses on my razed shoes, get me a
fellowship in a cry of players, sir?

So runs the world away....나는 이 말을 너무나 좋아해서,

블로그의 이름으로도 만들어 놓았었다.

유치하지만 가장 완벽한 계획과, 완벽한 확인. 햄릿형 인간은 그것으로 족한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