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와 놀이터

전화받기까지. ( 99/09/29 )

상데쥬 2004. 9. 11. 00:01


점심때 짱이에겐 삼만오백원과 토큰하나가 있었다.
가을햇살은 짱이가는 길을 한층 밝게 해 주었다.

'무궁화호 학생할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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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욜날은 익창이랑 데또하는 날~♥
아이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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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시러븐 프로필이 떠올랐지만 맘을 굳게 먹고 물리쳐 버렸다.
단말기를 또닥거리는 아가씨가 이뻐만 보였다.

자 이제 점심을 먹어야쥐.
학생할인의 덕택에 상당히 많은 돈이 남았다.
남은 돈 아끼고자 .. 간만에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오호.. 산들바람이 저기 새로생긴 엘쥐25로 짱이를 태워가는군.

그러나 들어가는 순간..
이리저리 흩어진 기자재.
지하배관에서 꺼낸듯한 무지 굵은 전선줄 수십가닥
건장한 청년 대엿명...

저멀리 아주귀여븐 소녀가 있지 않았다면 나갔으리라.

'봉지라면과 달걀 합해서 1000원 ^^'
'봉지라면과 달걀과 꼬마김치 1500원 ^^'

아주귀엽기만 한 소녀에게 가서 물었다. '지금 끓여먹을수 있나여?'
더더욱귀여버보이는 소녀는 답했다. '물론이에요.'

귀여븐소녀는 직접 달걀을 골라주기까지 했다.

메뉴얼대로 봉지 뜯고 메뉴얼과 달리 통째로 라면 넣고
(라면뽀샤서 넣는걸 짱이는 젤 증오한다.)
스프를 스프레드하려는 순간...

'어마낫.. 죄송한데여.. 지금 전자렌지 안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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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기는 했지만 어리버리한 소녀때문에
라면 하나 먹기 위해 뜨신물을 세번이나 갈아넣고 먹은데다가
생달걀은 결국 윗호주머니에 넣고 나와야 했다..

그러나 짱이맘도 하늘도 햇살이 반짝거렸다.
호주머니에 생달걀 넣고 다니는 사람 아무도 없으리란 자랑때문일까?

오후근무시간동안 생달걀 앞에 놓고
어리버리했지만 귀여버떤 소녀를 가끔 생각했다.

깡통막사에서 하이터치로 개명한 스터디 장소로 가서
콩라면 두개 끓여먹으면서 결국 생달걀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역쉬... 달걀이 들어가야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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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soon as I came back home, mother said,
'want some 라면?'

짱이는 기억상 처음으로 '아니여' 라고 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