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와 놀이터

소박함이란 아쉬움은 접고 사는 것 (2002.9.9)

상데쥬 2004. 9. 10. 23:47


소박함이란 아쉬움을 접고 사는 것.
자취생활은 소박함의 한 가지라 보면 된다.

익창군의 신림자취 6주, 그중의 후반 2주동안 가장 원했던 것은
신발의 소박한 휴식이었다.

하루 정도 신발을 깨끗이 씻고,
냄새를 쫙 빼고는,
그리고 말끔한 모습을 다시 찾은 신발과 함께 생생한 느낌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원한 것과는 달리, 그리고 반대로,
약간의 소품점에서는 슬리퍼 4000원의 가격에도 결국 사지 못했고,
(분명 이것은 싼 가격이라 생각했었다.)

오히려 마지막 주에 줄기차게 내린 비에
신발은 촉촉히 젖어서 이윽고는 발의 열기에 맞추어 발효하기 시작했었다.
이것은 페브리즈로는 가릴 수 없는 것.
발의 청결도와 양말의 깨끗함과는 무관했던 것.

그 마지막 주동안 익창군의 한 의식에 잠재하였고,
익창군의 몸이 기억하였던 발의 열기는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신발은 두켤레 가져갈 것이다.
혹은 신발은 두켤레로 만들 것이다라는 것은
하나의 소박함에서 다음 소박함으로 건너는,
일종의 징검다리 뛰어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