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와 놀이터

(2003/09/10)

상데쥬 2004. 8. 3. 18:14

1. 시작

'시간이 나긴 나는 듯한데 할 일은 없어 무료한데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굳이 해야만 하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수식어를 떠올려 준다.

추석이란 이런 느낌으로 올 수 있으리라 생각해 준다.

저런 사람은 추석 무렵에 만화 세 질 정도는 읽을 것이다.

여전히 누가 한 말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추석 때는 보강이 한 가득일 것이다.

2. 당구

오랜만에 쓰리쿠션을 쳤다.

어느 방송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SBS스포츠 채널이 아닐까.) 마세를 이용한 예술구 방송이 나오던 시각에

익창군은 30분동안 쿠션을 세개밖에 먹지 못하는 최악의 큐질을 했다.

같은 동안 매주 네번씩은 당구를 치는 육선생은 투가락 빠꾸만도 세개씩 먹는 기량을 선보였다.

'언어와 당구는 해봐야 는다.'

그렇다. 무엇이든 해 봐야 는다. 반복학습은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이다.

로그함수.. 그래프처럼 계속 양의 기울기를 가지는 것이다.

3. Edex

전국 1위 영진전문대 교육원에 존재하던 어느 양씨 아줌마가 만든 Edex란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던가.)

이름조차 요상한 영어관련기관이 있었다.

나름대로 대구 유니버시아드 홍보물 제작이라던가 자체 캠프라던가 이러저러한 활동을 했는데,

사세가 커졌는지, 돈이 감당할 수 없으리만치 많아졌는지 시 중심가에 버젓이 간판을 내걸게 되었다.

이번에는 이름이 약간은 나았다. UCI ..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의 약자이리라.

대구시내 영어관련기관 이름은 다 독특한 것이다. 문깡..위더스..

어빈 스쿨은 본격적으로 강좌를 시작하는 모양인데,

자격증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 선전 그대로라면 역시 TESOL같은 모양일 터인데,

외국에 발도 안 들여놓고 자격증 따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괜찮다고 보이지만,

도선생님 보기엔 무척 좋지 않겠지.

4. 칼라스

도선생님이 카오디오를 장만하여 시디를 하나 선물해 줄까 생각했었다.

mp3이 돌아가는지라 골든팝스라던지 하는 것들 구워 주려 했으나,

카오디오는 집에서 누워 자며 듣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어이 시내로 나가고야 말았다.

옛 기억이 떠올라 클래식으로, 요즘 뜨는 오페라로, 책에서 본대로 토스카를 찾았다.

같은 EMI이건만 프랑스 어디선가에서 노래한 칼라스는 28000, 이에 비해 스칼라좌의 칼라스는 38000.

핫트랙 회원으로 가입한 뒤 사기로 하며 나온다.

결국은 고클래식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는데 2000원은 가까이 든 것 같다.

가사 프린트. 이탈리아어 공부...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리스닝 스페셜 두달치 빌려가놓고 감감무소식. 잃어버리지만 말아다오.

5. 우산

사흘째 우산을 갖고 다니지 않았다.

오늘은 약간만 비가 온 관계로 그냥 맞을 수 있었고,

어제는 비가 왔으나 육선생이 우산을 갖고 있었던지라 괜찮았다.

그제가 문제였는데, 우산이 없어서 신문지 펴 들고 걸어갔었다.

역시 해봐야 안다고, 정확히 5분만에 신문지는 다 젖었고 이내 찢어지기 시작했다.

머리에선 물이 흘러내리지 팔에는 빗물이 붙어 있지, 제일 기분 나쁜 건 청바지가 축축 젖어 온다는 사실이었다.

아직껏 바보같은 일기예보는 '정말 많이 올 때가 있으니 우산 필수' 식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요즘은 항상 우산을 갖고 다닌다.

이쪽엔 웰빙족이 많아서 어지간한 우산은 다 쓰고 나서 휴지로 닦아 줘야 할 뷰티가 난다.

6. 게시판

어느 커피 동호회 게시판에 누군가가 글을 올렸다.

줄여서 '옛날의 실력을 믿고 커피명가 갔더니 아~ 안좋아.' 였었다.

여자에 관해서였긴 했지만 하루키씨도 다음의 식으로 말했었다.

'화는 나서 내는 것이 아니고 내고 싶어서 내는 것이니 걍 놔 두어야 한다.'

이러한 유혹술의 근본 1장처럼, '불평엔 일일이 변명하면 안됨!' 인 것이다.

같은 이야기로,

말을 듣고 싶어서 말하는 것이 아니고 말을 하고 싶어서 말을 하는 것이니 깝죽대지 말아야 한다. 라는 것이 있다.

말 안 들으면언젠가 디비지지.

7. 마침

추석에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한다.

'벤허' 나 '십계'를 하지는 않나 했더니, 그것은 크리스마스 시즌용이란다.

무척 놀라운 것은 '반지의 제왕'을 한다는 것이니, 이건 영화관에 나온 지 삼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영화세상이 DVD로 넘어감에 따라, '괜찮아 괜찮아. 화질을 위해! DVD로 오는 사람 많아.' 인 것인지도.

그러고 보면, maid in New York 는 비디오로 보았는데, DVD에 익숙해진 뒤로 역시 비디오는 곤란이었다.

DVD순회라......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