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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와 놀이터

Film - Photo (수정 2002/10/28)

조카 정호가 이리저리 노는 모습을 보면서 ..
캠코더가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표정이며, 동작이며.. 그런 것이
사진으로는 담기 힘들 거란 느낌에서였다.

뭐.. 버뜨.. 누나와 자형은 둘다 동시에 기치였다.
티브이 만지는 버튼은 다섯개 이상이면 혼란스러워했고,
비됴는 그야말로 버튼이 필요없어야 했다. (온플레이-자동 리윈드..)
사진기도 자동이어야 하는데..
캠코더는.. 고문이지 뭐..

어쨋든, 정호는 컸고,
동생 승현이도 초딩 될 나이가 되었다.

고개를 뽁뽁 쓰다듬어 주면서,
'정호야 정호야. 이번 여름에 어디 갔어?'
'응.. 시카고. 거기 모부하고 이모 있었어..'

문득 그때 필름들을 되돌려 본다.
뻑뻑 박혀 있는 정호의 모습들..
군데군데 있는 엄니며 자형이며 누나..
가물에 콩난듯 나 있는 내사진..
정호라도 내 사진 찍어 줬길래 망정이지.. 클날뻔 했다..

가끔씩,
추운 겨울 아침에,
삼각대를 채우고,
카메라를 놓고,
릴리즈를 뜨는 해를 향해 열어놓는다.

안엔.. 필름이 없다.
언제나 똑같은 장면을 생각해서는 아니겠지만,
다만, 하루의 모습이 130원에 마감되는 것은 무언가 실례가 아닌가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130원이 아깝거나..

후루루룩..
필름이 타면서 나는 냄새는 그렇게 좋지 않다.
'이렇게 태울 걸 왜 찍었나요..'
도공이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넌 잘못 태어난 작품야..' 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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