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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수증기배전 [2006.03.15 18:48]

1. 내용

과열수증기배전이란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압력솥에서 커피를 찌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과열수증기배전을 1차 배전으로 하고, 다시 밀폐되지 않은 공간 (일상적인 배전 공간)에서 2차 배전하는 것 중 전자를 의미합니다.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수증기는 100℃ 이상의 온도로 과열되기에 과열수증기라는 말을 쓰고, 일반적으로는 과열수증기처리가 배전 예열 단계로 쓰이기에 배전이란 명칭을 씁니다. (처리라고 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조금 복잡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과열수증기배전의 핵심은, 1. 고온 고압의 수증기로 일정시간 green bean을 가열하고, 2. 처리후에는 대기에 노출시켜 수증기를 없애며, 3. 과열수증기배전은 배전의 완결이라기보다는 배전의 전초 작업이라는 데 있습니다.

2. 연혁


수증기로 bean 을 가열하는 것은 역사가 60년이 넘습니다. 1942년도에 등록된 미국 특허(2,278,473)에 따르면 화씨 250~700도에 인치당 20~25파운드에서 350~450파운드에 달하는 압력을 5~10초 내지 8~10분간 가하고 바로 통상 환경에 노출하는 배전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커피콩 내부의 세포 구조의 파괴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보다 높은 수율을 유도함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렇게 압력과 열을 가하는 매체로서 과열수증기를 들고 있습니다. 주장 사항으로는 이 배전법으로서 비용의 절감, 품질의 향상, 구체적으로는 커피 전체로서 동일한 배전 정도 달성, 커피 개개로서 겉과 속의 동일한 배전 상태 유지, 냉각 효과 향상, 우수한 추출 수율 효과 등을 들고 있습니다. 주장에 대한 예시문으로서도 당해 배전법을 통해 커피 품질의 향상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1955년에 등록된 미국 특허 (2,712,501) 에서는 처음에 압력을 가했다가 서서히 낮춘 뒤, 다시 진공 상태로 처리하는 (진공 부분은 이전 특허에서 등록되었다가 본 특허에서 빠지게 됩니다.) 조금 복잡한 가공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커피의 배전법은 아닌 green bean 처리법인데, 이를 통해 PH 지수가 약간 상승 (중성화)된 효과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후 1963년 특허 (3,088,825) 에서도 과열수증기배전을 통해 수율을 높이는 효과 (그리하여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 데 보다 유리한 효과) 를 가져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증기 배전을 전초작업으로 한 것으로서 특히 잘 알려진 것은 1971년 등록된 특허 (3,572,235 / 3,595,668) 입니다. 여기에서는 green bean 과 roasted bean 의 상관 관계, 그리고 기존 배전법 및 본 특허 배전법에 대한 설명이 충실합니다. 본 특허에서의 배전법은 대형 용량의 연속식(continuous) 배전기에 대한 것으로서, 단위식(batch) 배전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전초단계로서 과열, 고압의 수증기로 bean 을 처리하는 것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60~200 psi, 화씨 290~390 도에서 5~15분간 예열시킴으로써 최적의 bean 상태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특허의 효과로서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분석을 내보여 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거칠고, 쓰고, 그외 좋지 않은 향이 제거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72년 등록된 특허 (3,640,726) 에서는 Robusta 커피에 대한 처리법으로서 과열수증기배전법을 들고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Robusta 를 과열수증기배전하는 것이 이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 즉 특징적인 쓴맛, 고무내는 제거하고 기호를 높여 주는 과일향, 사과향을 증진시켜 주는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 특허에서는 Robusta 커피를 Arabica 와의 블렌드로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실제 예시에서도 Arabica 와의 블렌드를 하여 작업을 진행하는데, 여기에서 과열수증기배전되는 대상은 오직 Robusta 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Robusta 쪽은 이후 즉각 수증기를 제거하고, 건조 및 예비 가열 단계를 거친 후, 본 배전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3. 효과 :


ㄱ. Cell 의 파괴를 통한 수율의 향상

과열수증기배전은 이를 배전의 총 형태로 삼던, 전초 작업으로 삼던지간에, 대부분 과열고압처리 후 수증기를 짧은 시간에 빼낸다는 점이 공통적입니다. 초기 지적사항으로는 수증기 처리를 통해 각각 다른 수분함량을 지니는 커피를 일정한 수분함량으로 만들어 주고, 비열이 큰 물로서 열전달하는 만큼, 또한 수분 공급으로 커피를 보다 물렁하게 만드는 만큼, 열 전달을 보다 동일하게, 또한 깊숙이 해 준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압력을 줄임으로서, 커피 세포조직을 연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 특허 주장 사항에서는 이를 통해, 20~25% , 혹은 그 이상의 수율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맛이 강하게 난다는 단점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의 개선책으로는 한국특허로는 2001년의 특허 (1997-0700441) 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키구치씨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만, 이는 통상의 단위식 배전기에서 댐퍼조작을 통해 배전 중 과압 상태를 만드는 것을 논하고 있었습니다. (일반 배전법은 댐퍼조작이 거의 정반대이지요) 상당히 깊게 인상에 남았었는데, 아마도 이러한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ㄴ. Earthy note 와 Methylisoborneol


Earthy 향은 보통 흙내, 진흙내 정도로 말합니다만, 커피에서뿐만 아니라 물과 관련된 쪽에는 어디든지 다 문제되는 향입니다. 이 향의 원인 물질은 MIB 로 불리는 Methylisoborneol (Methyl + iso + borneol = MIB) 이고, 이것은 Cyanobacteria 라는 조류에게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 1리터에 2~20나노그램 정도면 바로 느껴지는, 즉 극소량으로도 냄새가 나는 물질이라서 단순한 거름 장치로서는 어쨌든 냄새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Earthy 향으로서 잘 알려진 쪽이라면 메기의 흙내를 들 수 있겠습니다.)


커피쪽에서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법에 의해 존재가 알려졌는데, 수세 처리 후, 혹은 건식 처리 중 바닥에 늘어놓고 말리는때 흙에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 추측됩니다. 양은 Robusta가Arabica의 세 배 이상 (Illy, Espresso Coffee p 72 / ~~ ) 이라고 하고, 이 때문에 Robusta 에 주도적인 냄새로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물에 녹은 MIB 의 제거법은 오존이나 과산화수소수를 투여하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커피쪽에서는 음료에 무언가 투여하는 것은 비효율적, 비선호적입니다. 그래서 쓰는 것이 수증기처리입니다. MIB 는 배전을 통해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고 물과 함께 휘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배전 전 수증기 처리로서 이를 제거해 내는 것입니다. 커피에 나타난 MIB 의 존재며 그 제거와 같은 전체적인 경로가 밝혀진 것은 1990년이라고 합니다. 즉, 이전까지는 경험상으로 알던 것이 이 해를 기점으로 원인이 규명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아뭏든, 1990년대 이후의 특허에서는 과열수증기 배전으로 커피에서 MIB 를 제거한다는 설명이 자주 나타납니다. 관련한 국내 특허로서는 1994년의 특허 (1994-0020925), 1999년의 특허 (1991-0007437)등이 있습니다.

4. 기타


최근 coffee crisis 와 관련한 글 중에 대기업들은 robusta 커피는 물에 쪄서 만드는데 이러한 커피는 더이상 커피가 아니고 여기에 별 향료를 다 집어넣는다란 내용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반론을 들자면, 일단 물에 쪘다는 것 자체부터기기묘묘하고 - 찐다는 말은 맞지만 물로 삶는 뉘앙스는아닙니다.-,찐다는 것은 비록 본질적인 원리랄까 하는 것은 최근(1990)에야 밝혀진 것이지만 옛부터 경험적으로 그 효과가 알려졌으며,시기적으로도 대기업이 최근에 고안한 것이 아니라 유래가 깊은 제법이며,물에 쪘다고 커피가 아니라는 말보다는 역으로 커피 자격을 갖추었다 정도, 혹은 보완했다는 정도가 더 맞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통합해서속된 말로 하자면, 까는 정신은 좋은데, 깔려면 제대로 까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편, 과열수증기배전의 효과는 향미 향상 외에 수율의 증대, 그리고 단점으로서 신맛이 많이 난다 정도인데, 향미 쪽을 차라리 감안하지 않고서라도, 이윤과 직결되는 수율의 증대는 업체로서는 정말 당기는 요소일 것입니다. 다만, 장치가 장치이니만큼, 자가배전점에서는 확보하기 힘들 것이고, - 가정에도 물론 가압장치 (압력솥)는 있습니다만, 이것을 상업용으로 개조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 이는 결국 대기업과 일반 자가배전점과의 격차를 더욱 늘리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향미 향상은 더욱 큰 문제인데, 일반 자가배전점에서는 로부스타 비율을 10%에서 20%로 올리면 단번에 표가 나지만, 대기업에서는 이론대로라면 20%는 물론, 35% 이상 로부스타 비율을 높이더라도 장비혜택을 입어서 표가 덜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윤차가 훨씬 나는 것이지요.


- 이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커피는 기호 상품이고, 선호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사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커피를 구매하는 것은 싸고, 구하기 쉽다는 것도 있지만 맛이 불만족스럽지 않다는 점도 있습니다. 커피의 대기업이 얄미운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된다 한들 어쨌든 그 속에서는 단체로 24시간 연구하고 노력하는 전임 연구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친다면, 개인 자가배전점으로서는 다구리에 장사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