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글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얼마간 적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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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green bean 의 가격 형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통상 커피 생산 농가가 본전을 차릴 정도가 되려면,
커피 가격이 Colombia excelso 기준으로 파운드당 1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Colombia excelso 는 ICO 의 콜롬비아 마일드 군의 단가 기준이기도 합니다.)
Colombia excelso 는 물론 고급 bean 이긴 합니다만,
자가배전점에서 말하는 premium bean 은 excelso 보다는 조금 더 고급일 것입니다.
물론 자가배전점에서는 blend 용으로 중고급형 bean 또한 구매하기도 합니다.
이러저러한 bean 들을 국제 trader 에게서 살 때가격 비율은 어림잡아 다음과 같습니다.
Colombia excelso 를 1로 잡을 때,
Brasil Cerrado 는 1
Colombia Supremo 는 1.3
중미의 SHB 급은 1.5
아프리카의 고급 bean 은 1.7
그리고 수마트라, 예멘, 하와이, 자마이카의 최고급 bean 들은 4~10
국내 업체가 bean 을 들여올 때는 다시 선하, 통관, 검역, 창고, 물류, 그리고 보험비용이 발생합니다.
이들 비용은 대개 물건 가격의 20~25% 정도입니다.
그리고 환차손이 있습니다.
이것은 시기상으로 따지면 알고도 못막는 경우가 많은데, 약 5% 정도 잡아 줍니다.
이렇게 해서 산출되는 green bean 원가는 bag,원 단위로 다음 정도입니다.
Brasil Cerrado 는 17만
Colombia Supremo 는 26만
중미 SHB 급은 30만
아프리카 고급 bean 은 30만
(Colombia 는 70kg, 중미는 69kg 가 1 bag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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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공업체쪽을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배전 가공은 82~84% 수율입니다.
편의상 80%로 잡을 경우, 60kg 의 green bean 에서는 48 kg 의 roasted bean 이 나옵니다.
이는 200g 배전두 상품 240개, 10g 재료의 커피 음료 4800 잔에 해당합니다.
이는 원두 판매를 포함해서 하루 200 잔어치의 매상고를 올리는 업체라면 24일분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즉 이러한 업체에서는 계산상으로는 1년에 약 15bag 의 green bean 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콜롬, 과테, 브라, 코스타, 킬리, 케냐, 모카 등등 다양한 straight bean 과 blend 를 제공해야 하므로
종류로는 10~15% 더 많은 개수의 bag 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실제 구매량은 17~18bag이 됩니다.
여기서 가공업체의 사정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 200 잔의 매상고를 올리는 업체는 분명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업체입니다.
그러한 곳에서도 1년에 20bag 이면 떡을 칠 정도로 커피가 남아돕니다.
문제는, 떡을 칠 정도로 커피가 남아돌면 오히려 손해라는 데 있습니다.
1년마다 새로운 커피가 나타나니 (일부 지역에서는 1년에 두번), current crop 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년 재고를 0 으로 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배전을 인간다운 환경에서 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더하여 20 bag 을 한번에 사 놓고 쟁여 둘려면, (그중 다수는 배전을 위해 뜯은 상태로 두어야 하죠)
또한 공간 꽤나 필요합니다. (아무리 머리 써서 모아 두더라도, 최소한 바닥의'빠레뜨' 깔 공간은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다음과 같은 경향이 나타납니다.
ㄱ. 생두 구매는 축소지향형
ㄴ. 커피 판매는 최종지향형
즉 생두는 모자랄지언정 남아 돌아서는 안되게 구매해야하고,
커피 판매는 되도록 부가 가치가 많이 남는 음료 형태의 판매로 가야 합니다.
최소한 green bean 으로 가면 수익 면에서도, 재고 면에서도 곤란한 것이지요.
즉 생두에 관한 자체적인 공급과 수요는 틈이 남지 않도록 진행됩니다.
그러다 보니 생두의 판매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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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 판매의 risk 는 적지 않습니다.
국외에서 생두를 들여올 때는 일시불로 비용을 지출합니다.
그에 비해 생두를 판매할 때는 할부로 수익을 얻습니다.
판매용 생두는기본적으로 자기가 소화할 수 없는 재고입니다.
즉 판매망이 없다면 모든 재고를 스스로 떠안고 가야 합니다.
한편생두 구매자는 다수가 아닌데다가,
개인 구매자는 다량을 구매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1bag 이면 4800 잔입니다. 에스프레소 8g 으로 따지면 6000잔입니다.)
마지막으로, 창고 보관이 우리나라는 까다롭습니다.
겨울에 추운 것은 그나마 괜찮은데 여름에 덥고 습기차고, 태풍 부는것은 문제가 있지요.
수요는 적고, 이윤은 불안정하고, 보관은 귀찮다보니, 판매용 생두를 구매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자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잘 팔리는 것부터, 단가가 낮아서 risk 가 적은 것부터, 그에 비해 인지도는 높은 brand 부터 구매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list 상의 편식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왜곡현상이 일어납니다.
가장 간단한 것은 Colombia Supremo 의 경우인데,
Colombia 의 bean 주력 품종이 typica 에서 catuai 로 옮겨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지만,
colombia 품종으로 옮겨지고 난 뒤에는 supremo 등급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다른 쪽으로는 esmeralda brand 를 들 수 있는데,
같은 Colombia Supremo 라도
esmeralda 는 일본의 수입상 (이시미츠이던가요) 에서 새로이 selection 한 bean 을 자체 브랜드로 내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가치는 더욱 높습니다. (가격도물론 비쌉니다.)
평이한 쪽으로는 '성주 참외' 의 예인데,
같은 성주 참외라도 면마다, 동네마다 토질도 다를 것이고 시비 형태도 다를 것이고, 당연히 참외 품질도 엄청 좋은 게 있고 참 좋은게 있고.. 등등일 것입니다.
즉 같은 지방 bean 으로서 같은 brand name 의 coffee 라 해도, 분명히 우열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큰 brand name 에 가려지거나 섞여져버리면,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농가 이름' 나오면 믿을만 하다라고 했지만,
요즘은 '농가 이름' 이 너무나 많아서 전통적인 몇 가지 제외하고는 또한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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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로 국내 green bean 판매 업체의 offering sheet 는 단촐합니다.
나라별로 1개, 브라질 콜롬비아면 2개 가량 나오는 정도이기 때문에 객관식처럼 이지선다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직접 수입해 오면 좋겠지만, 개인이 국제 trader 로부터 사기는 양적으로 도저히 무리고,
업체로서도 쉽지는 않은 것이, 일단 수입 방법을 모를 것이고, 다음으로 목돈 나가는 것이 부담될 것입니다.
거기다가 어지간한 의욕 아니고서는 큰 메리트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면, 과거에는 수입선이 기밀 사항이었는데,
이것이 공지의 비밀이 되었다가 최근에는 돈만 내면 다 아는
- 즉 SCAA 멤버십이나 컨퍼런스에만 들어가면 디렉토리 책 하나 받고 컨택트하면 되는 -
그런 수준으로 변해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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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보자면, 개인의 경우라면 국외의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서,
즉, 잘 알려져 있는 sweetmaria 등의 홈페이지에 나온 리뷰로서 샘플링을 대신하고,구매하는 방법도 괜찮아 보입니다.
리스크를 무릎쓰고 국외 유수의 trader 들처럼
stock 10~300 bag 씩 쌓아놓고 거래하려면 시장 규모를 중국까지 확대해야 하므로,
출현을 당장 바래는 것은 좀 무리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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